이도규 상효(相孝) 展

이도규 황금빛 오후의 여정(旅程)

갤러리41

입력시간 : 2019-11-13 22:29:01 , 최종수정 : 2019-11-14 19:38:23, 이양섭 기자

이도규전(展)

전시장소: 서울 강남 삼성로716 갤러리41, 2F

기간: 2019. 11. 5(화) ~ 11. 20(수)

걸어온길

개인전22회,국제 아트페어.마드리드(ARCO).아트 시카고. 上海.시드니 아트페어.화랑미술제.AIAF 한국국제 아트페어

국제전 및 단체전 170여회. 수상.2004 제14회 한국미술작가상. 2006 한국미술문화상 추천작가상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同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대학교(Complutense)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전공 부교수


황금빛 오후의 여정 (旅程)

 

오랜 세월을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며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모호하다.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고사하고 이젠 기다렸다는 사실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하나도 분명한 것이 없다. 눈에 보이는 것조차 믿을 수 없다. 그나마 필연과 우연이 어우러지는 세상, 인간이 지니는 인식의 한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존재하는 세상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아 본다.

 

이러한 상황은 나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세계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서로 뒤엉킨 채 욕망을 감추고 있는 색(金色, 銀色)과 형상의 그림자가 내게로 왔다. 켜켜이 쌓아 올린 물감 층 사이에 존재하는 형상의 흔적들은 수없이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생성되고 소멸하기를 거듭한다. 특히, 드리핑dripping 과정을 통해 일견 선()처럼 보이는 것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은 선이 아니다. 행위의 흔적이다. 반복적인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생성되는 틈이다. ()과 산 사이에, 산과 물() 사이에, 사물과 사물 사이에 존재하는 여백(餘白)이다. ()가 흐르는 통로다. 그곳에 나와 당신의 숨결이 흐른다.

 

그곳에서 노닐며 어느새 저 깊은 잠재의식의 혼돈 상태를 체험한다. 하지만 고요하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니 어디에 있는지는 고사하고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뭍인지조차 분간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모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틈 사이로 흐르는 숨결을 통해 색과 형상의 흔적들이 지닌 우연성과 가변성은 극대화된다. 그 극대화 과정에서 기()가 생성된다. ()으로 기를 느낄 수 있다. 그 숨결이 비어 있는 공간을 통해 퍼져 나가며 생동(生動)’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므로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인 세계 사이의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나의 작업은 모든 것을 수렴하고 있는 카오스chaos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간적 밀도의 프로세스는 내면을 화면에 내재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를 갈망하는 몸짓이기도 하다. 간혹, 그 체험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모두가 하나로 통합되는 더 높은 그 곳을 향한 것이기에 유쾌하다.

 

예술은 실패와 결핍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그렇다. 나에게 있어 실패와 결핍을 통해 무언가 이루려는 욕망은 필요충분조건이다. 또한 그 욕망으로부터 비롯되는 갈등은 언제나 나를 전율케 한다. 욕망 사이의 갈등이 모든 것을, 때로는 나의 존재마저 모호하게 하지만, 어느새 생동한다.

 

이제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 모두가 하나로 통합되는 더 높은 그 곳으로 가기 위해 또 다시 떠돌아야 한다. 이제 온몸으로 밀고 나갈 순간에 와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머리도 심장도 아니다. 온몸으로,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야 한다. 나도 여러분도 시작해야 한다. 자유의 과잉을, 혼돈을 시작해야 한다.

이도규(相孝)




[대한미술신문 수석 기자 이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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